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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비친 희망법

[경향신문] 전국 법원 돌며 강연 나선 ‘국내 첫 시각장애인 변호사’ 김재왕씨 “사법부가 장애인 대할 땐 인내심 갖고 경청해 줘야”

전국 법원 돌며 강연 나선 ‘국내 첫 시각장애인 변호사’ 김재왕씨 “사법부가 장애인 대할 땐 인내심 갖고 경청해 줘야”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변호사가 됐다고 사람들이 제가 장애를 극복했다고 하는데 여전히 어려움이 많습니다. 장애는 ‘극복’하는 게 아니라 평생 ‘적응’하는 것이니까요.”

 

국내 첫 시각장애인 변호사인 김재왕 변호사(37)는 2일 “장애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후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에 강연자로 나선 김 변호사는 “저도 처음엔 장애 때문에 할 수 없는 게 많다고 느꼈지만, 이후엔 저를 둘러싼 환경이 잘못됐기 때문이지 제 잘못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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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의 로스쿨 입학 당시의 경험을 소개하며 장애인을 둘러싼 ‘환경’ 문제를 짚었다. “로스쿨에 들어가려면 법학적성시험을 봐야 하는데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나 확대 문제지를 제공해도 저는 점자 문제지를 빨리 읽을 수 없었어요. 그래서 로스쿨협의회에 글자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컴퓨터 제공을 요청했고 그게 수용됐습니다.” 로스쿨에서는 공인영어시험 점수도 요구했지만, 영어시험에선 음성형 컴퓨터 제공이 거부돼 듣기평가를 제외한 모든 답안을 모조리 찍어야 했다. 그는 “법학적성시험에서 음성형 컴퓨터를 제공하지 않았다면, 영어점수를 합격 기준으로 뒀다면 제가 과연 로스쿨에 갈 수 있었겠느냐”며 “저라는 인간은 시험 전과 후 달라진 것이 없지만, 저를 둘러싼 환경에 따라 저의 사회 참여가 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의 장애 자체가 아닌 ‘주변 환경에 의한 장애’ 역시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강의 시작과 동시에 청중을 향해 질문부터 던졌다. “강의를 듣는 데 도움이 필요한 분이 계시나요?”

 

그는 “장애인을 대할 때 존중하고, 보호자처럼 행동하지 않고, 인내심을 갖고 경청해야 하는데 무엇보다 장애인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사법부의 인식 개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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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11022120575&code=10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