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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비친 희망법

[프레시안] "박원순 시장, 당신 곁에 지금 누가 있습니까"

"박원순 시장, 당신 곁에 지금 누가 있습니까"

[현장] 성소수자들이 서울시청 농성에 나선 까닭은?

 

                                                                                               여정민 기자 2014.12.08 17:21:19

 
"당신 옆에 누가 있습니까?"

 
지난 지방선거 때 박원순 캠프의 슬로건이었다. 


"박원순 시장, 지금 당신 곁에는 누가 있습니까?"

8일로 사흘째 서울시청 신청사 로비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성소수자 차별 반대 무지개행동 및 무지개 농성단(무지개행동)은 이렇게 묻고 있었다. 박 시장을 재선에 성공하게 해줬던 핵심 세력으로 볼 수 있는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들의 농성 이틀차였던 7일 기자회견을 열어 같은 질문을 했다. 

"박 시장의 재선 후 고작 6개월, 우리는 성소수자 옆에 박원순 시장이 없음을 똑똑히 확인하는 지독한 시절을 보내야 했다."  

이 기자회견에는 박 시장이 인권변호사 시절 몸 담았던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을 비롯해, 민주노총, 한국여성단체연합, 새사회연대, 환경운동연합, 정의당, 노동당, 통합진보당, 녹색당 등이 총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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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농성을 시작했냐고요? '동성애 지지하지 않는다'는 박 시장의 말이 컸다"
시작은 서울시민인권헌장 제정을 둘러싼 논란이었다. 그러나 8일 농성장에서 만난 이들은 한결같이 농성을 시작하게 된 중요한 계기로 지난 1일 있었던 박 시장의 "동성애는 확실히 지지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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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차례 날아온 "농성장 자진 철거" 서울시 공문에 찍힌 '서울시장'의 직인 

이들의 충격은 농성을 시작한 뒤 오히려 더 심해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이른바 '성소수자 혐오세력'의 물리력에 머뭇거리는 듯 보였던 박 시장이, 본인 스스로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하더니, 이들의 농성에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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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의 '침묵'은 언제까지? 
인권운동사랑방의 명숙 활동가는 이 사태를 놓고 "농성 만 이틀만에 폭력적인 박원순의 실체가 드러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명숙 활동가는 "지난 3일 동안 만나주지도 않았고, 입장 표명도 없더니 박 시장이 (선전물 철거라는 행동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온 몸으로 보여줬다"며 이같이 말했다. 

명숙 활동가는 "성소수자는 그렇게 짓밟아도 되는, 존엄 따위는 없는 존재라고 박원순 시장이 생각하는구나 싶어 눈물이 났다"고 말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형태 씨는 "박 시장이 공문에 직접 결제한 것이 아닐수도 있지만, 서울시 행정의 책임자라면 이 상황에서 아랫 사람들에게 어떻게 해달라는 정도의 원칙은 얘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공익변호사 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소속의 한가람 변호사는 "까마득한 '선배님'인데 법조항을 떠나서 '정말 너무합니다'라는 말 밖에는 나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한 변호사는 "박원순 시장이 인권변호사 시절에 이런 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 지금의 나와 똑같이 말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더이상의 갈등을 막고자 '침묵'한다지만, 농성중인 이들에게 박 시장의 '침묵'은 이미 벌어진 갈등에 대한 '외면'에 다름 아니었다. 나아가 박 시장의 침묵 뒤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지난 두 번의 선거에서 박 시장을 뽑았다"는 지지자들의 실망을 분노로 바뀌게 하고, 그 분노의 농도조차 점차 짙어지게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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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서울시 인권위원회(위원장 문경란)는 이날 임시회의를 열고 "서울시민인권헌장이 민주적 절차를 통해 의결되고 확정됐음을 서울시가 인정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선포할 것을 권고"했다. 

서울시 인권위는 이와 함께 "서울시는 지난 11월 20일 일부 난동자의 폭력과 위력으로 인권헌장 공청회가 무산된 것에 대해 엄정한 법적 대응을 강구하고 서울시정 전반에서 '인권헌장'을 충실히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원문보기]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222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