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희망법 회원의 날 스케치
지난 10월 24일 토요일 화창한 가을 햇살이 좋은 날, 2014 희망을만드는법 회원의 날 행사가 있었습니다. 인권중심 사람 박래군 소장님을 길잡이로 모시고 용산 전쟁기념관과 용산참사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본격적인 회원 행사 시작 전, 둥그렇게 둘러 서서 자기 소개를 하며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참가자들 간의 인사나눔이 끝날 때를 딱 맞춰 박래군 소장님이 등장!
전쟁기념관 관람에 앞서 전쟁기념관의 역사와 전시물 구성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전쟁기념관은 노태우 정권 때 계획되어 건립되었는데요, 국가가 전쟁을 어떻게 기억할 것을 국민들에게 요구하는가를 알 수 있는 전시관이라고 할 것입니다.
형제의 상 앞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적으로 조우하게 된 형제의 모습을 재연하여 전쟁이 가져오는 비극을 그려내고자 한 작품입니다. 북한군의 모습이 인간적이라고 하여 한때 논란이 되기도 했다고 하네요.
한국전쟁 참전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비석을 지나,
6.25 전쟁실. 한국전쟁을 진행상황을 알려주는 지도 앞에서 박래군 소장님이 한국전쟁의 경과와 전시물을 관통하고 있는 관점에 대해서 설명해 주고 계십니다.
다른 전시물을 보면서 박래군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있습니다.
전쟁기념관의 전시들은 꽤나 세련되었습니다. 국가가 만든 전쟁 전시라니, 따분할 것 같다는 선입견이 들었었는데요, 다양한 색채의 사용, 영상 기법의 활용, 입체적인 전시, 참여형 전시 등을 통해 관람자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매혹적인 전시 안의 관점은 승자와 지배자의 관점이었습니다. 전쟁을 게임같이 여기게 하거나(총쏘기를 직접 시험해볼 수 있는 코너도 있습니다), 혹은 위대한 업적이나 숭고한 희생으로 느끼도록 짜여 있었습니다. 반면, 전쟁으로 인해 피해받는 민중들의 삶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6.25 전쟁실 뿐만 아니라 해외파병실도 그러한 관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였습니다. 베트남 파병은 국군의 용맹한 업적으로만 묘사되어 있을 뿐, 현지에서 국군이 행했던 민간인 학살, 라이따이한의 문제 등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6.25 전쟁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한강다리 폭파와 관련된 전시였습니다. 입체적인 조각물로 만들어진 한강 다리와 그것을 둘러싼 전경 위 섬멸하는 불빛을 통해서 한강다리 폭파의 장면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시물 속의 다리 위에는 사람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갑작스러운 한강다리 폭파로 피난을 가고 있던 수많은 민간인 피해자들이 발생했던 것이 역사적인 사실었는데 말이죠. 마치 전쟁 시뮬레이션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그리고 전시물 옆의 판넬에도 한강다리 폭파가 북한군의 진격을 막아낸 업적으로만 설명되어 있었습니다.
야외 전시장에는 탱크, 폭격기, 총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이 전시물 위에서 신나게 뛰어놀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저것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도구라는 것을 알까요? 전쟁기념관은 전쟁의 참상을 기억하고 평화를 모색하는 공간이어야 할텐데, 전쟁을 친숙하게 여기게 만드는 공간이 되어 있었습니다.
전쟁기념관 관람을 마치고 다같이 걸어서 용산참사 현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차가 들락날락거리는 황량한 공간에서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집행위원장이기도 하신 박래군 선생님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용산참사는 2009년 1월 20일 경찰특공대의 진압작전으로, 남일당 건물 위에서 망루 농성을 하던 철거민 5명과 경찰 특공대원 1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지요. 사람의 목숨을 잃게 만들 정도로 급박스럽게 철거를 진행하였지만, 5년이 지난 지금, 고작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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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현장 이후 근처에서 같이 저녁을 먹으며 2014 희망법 회원 행사 끝!
그럼, 내년에 또 만나요~
사진_달군(희망법 회원)
글_이종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