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법 실무수습생들이 공동과제를 마치지 못한 이유 - 토익 시험에서의 시각장애인 차별 시정 소송 준비 이야기
지난 7월 한 달 동안 희망법에는 4명의 식구가 더 있었습니다. 바로 희망법에서 실무수습을 했던 로스쿨 학생들입니다. 스산한 가을 바람이 불어오니 이들의 빈 자리가 더 허전하게 느껴지네요. 이들을 추억하며 에피소드 하나 소개합니다.
○ 토익 시험에서의 시각장애인 차별
많은 회사에서 입사 자격요건으로 요구하는 토익시험에서 시각장애인을 차별하고 있었습니다. 토익시험은 현재까지 월 1회 이상 실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시험지는 연 4회만 제공되어 응시 기회의 차별을 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시각장애인은 시험 점수가 필요한 취업이나 진학 등에 있어서도 원하는 시기를 맞추기 어려웠습니다.
○ 기획소송의 준비
희망법은 실로암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와 함께 토익 시험의 차별을 시정하는 소송을 기획하였습니다. 이들 준비단체는 소송 기획과 동시에 이러한 차별실태를 알리면서 이를 시정하기 위한 공익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언론에 알리고, 토익시험 주관사인 YBM에 이 문제에 대해 문의하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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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법 실무수습생들은 토익시험 차별시정 소송의 소장 초안을 작성하는 것을 공동과제로 의욕있게 진행했습니다.
○ 뜻밖의 소식
공동과제를 수행하던 실무수습생들은 뜻밖의 소식을 전했습니다.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최현정 실무수습생이 토익시험 주관사인 YBM의 담당자와 통화했는데, 담당자가 8월부터 모든 시험에서 점자 문제지를 제공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이 사실은 8월 YBM이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 보낸 공문에서 최종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과제를 마치지 못했지만
비록 과제를 마칠 수 없었지만 실무수습생들은 문제가 해결된 것에 즐거워 했습니다. 과제를 낸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소송을 하지 않아도 장애인 차별이 시정될 수 있는 사회가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임. 한편 실무수습생들에게는 곧바로 다른 공동과제가 주어졌고, 실무수습생들은 이 과제를 훌륭히 수행했습니다. ^^*
글_김재왕